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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7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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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비즈니스]

여전히 건재한 최애 경제의 성지, '타워레코드 시부야' 의 새 단장

도쿄의 최대 리테일 격전지, 시부야

도쿄의 시부야 - 세계에서 가장 붐빈다는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1995년부터 그 자리를 지켜온 노란 간판의 9층짜리 음반점이 있습니다. 이 상징적인 음반점 앞에 2026년 2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바로 "타워레코드 시부야 (TOWER RECORD SHIBUYA) 가 다섯 개 층에 걸친 리뉴얼을 마쳤기 때문이죠.


아마 조금 의아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음반 가게라면 벌써 스트리밍이 가장 먼저 무너뜨린 업종인데 말이죠. 온라인이 가장 먼저 삼켰어야 할 자리에서 "타워레코드 시부야"는 오히려 리뉴얼을 거쳐 내부 구성과 몸집을 키워 돌아왔습니다. 대체 무엇을 노리는 걸까요?


진: ⓒTOWER RECORDS.


👉 미국 바이닐 매출 40년 만에 10억 달러, 일본은 아직 CD 문화가 건재하다

먼저 통념 하나를 흔들고 시작하려고 합니다. 스트리밍이 음반 시장을 완전히 침체시켰다는 통념이죠.


미국레코드산업협회(RIAA) 연간 보고서를 보면, 2025년 미국 바이닐(LP) 매출은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1980년대 이후 처음입니다. 판매량으로도 LP가 4,680만 장으로 CD (2,950만 장)를 앞섰고, 매출로는 CD의 세 배를 넘었습니다. 바이닐이 19년째 내리 성장한 결과인데요. 미국이 전 세계 바이닐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물리 음반 수요는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한술 더 뜹니다.


여전히 CD가 물리 음반의 중심을 지키고 있고 물리 매체가 버티는 시장으로 남아있습니다. 일본레코드협회(RIAJ) 집계에 따르면 일본은 음악 매출의 약 65%가 여전히 주로 CD에서 나옵니다. 스트리밍은 35% 정도를 차지합니다. 세계 최대 규모로 물리 매체가 건재한 음반 시장인 거죠. (2024년 1~9월 누계 기준)


👉 30년째 그 자리 - 음반을 쌓아 팔던 매장이 ‘최애 활동을 하며 머무는 매장’으로


예전부터 타워레코드 시부야는 이름 그대로 세계 최대의 음반 가게였습니다. 지하 1층부터 옥상까지, 약 80만 장의 CD와 레코드를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CD숍. 손님은 원하는 앨범을 찾아 집어 계산대로 가는 곳이었죠.


사실 타워레코드 시부야는 2026년 2월에 마친 리뉴얼 전부터 조금씩 방향을 틀어 왔습니다.


2019년 K-pop과 국내 아이돌 매장을 넓혔고, 2023년엔 아날로그 레코드 층을 키웠죠. 음반을 ‘파는’ 데서 팬이 ‘모이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미 옮겨가던 참이었습니다. 그리고 2026년 2월 28일, 1층과 3~6층 다섯 개 층을 한꺼번에 뜯어고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회사가 내건 테마는 두 단어, ‘映え(포토제닉)’와 ‘推し活(최애 활동)’.

음악을 ‘사는’ 곳이 아니라 ‘최애 활동을 하며 머무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이었죠

2026년 2월 재개장하여 여전히 같은 간판 아래, K-pop과 아티스트들의 신보 배너가 새롭게 걸리다 / 사진: ⓒGetty Images
이번 리뉴얼은 이러한 타워 레코드 시부야의 선언 방향을 잘 보여줍니다.

1층엔 천장까지 거울로 두른 '웰컴 게이트'가 새로 생겼습니다. 들어서는 순간 사진과 영상을 찍어 올리고 싶게 만드는 포토 스팟이죠. 4층엔 아티스트와 같은 무대에 선 것처럼 찍는 ‘댄스 스튜디오풍 포토 스팟'이 들어섰고, 5층 K-pop 존은 한국의 번화가를 옮겨놓은 듯한 내장으로 다시 꾸몄다고 전합니다. 층마다 개별 포토부스와 네온 사인이 더해졌고요.

그리고 6층 신품만 약 6만 장, 재고 약 10만 장으로 일본 최대 규모라는 레코드 전문 층에, 크래프트 맥주를 파는 스탠딩 비어바 ‘TOWER RECORDS BEER’가 새로 들어섰습니다. 국내 브루어리 중심의 IPA와 계절 한정 양조 맥주가 갖춰져 있습니다. 레코드판을 본떠 만든 테이블에 맥주를 올려두고, 음반을 고르다 한 잔 마시는 풍경. 음반점이 맞나 싶은 장면이죠.

이번 리뉴얼의 핵심은 새로운 상품이 아니라 새로운 행동이었습니다. 찍고(映え), 응원하고(推し活), 머무는 것. 
4층 아이돌·애니메·게임 층 - 댄스 스튜디오풍 포토 스팟 / 진: ⓒTower Record Shibuya
5층 K-POP 존 - 원래 있던 K-pop 매장을 ‘한국스러운’ 컨셉으로 리뉴얼 / 진: ⓒTower Record Shibuya
6층 ‘TOWER RECORDS BEER’ - 중고 바이닐 매대에 둘러싸인 스탠딩 바 / 사진: ⓒTower Record Shibuya


👉 매장이 파는 건 음반이 아니라 ‘응원하는 시간’ — 그 뒤엔 연 3.5조 엔 "최애 경제"


문자의 뜻 그대로 '최애 (推し·오시)를 응원하는 활동 (活·카츠)'입니다.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애니메 캐릭터, VTuber를 향한 마음을 소비로 옮기는 행위 전반을 아우르죠. 앨범과 굿즈를 사고, 콘서트와 팬미팅을 좇고, 포토카드와 아크릴 스탠드를 모으고, 최애의 생일엔 카페를 빌려 생일상을 차리고, 방 한 면을 최애로 도배하는 것까지. 한때 일부 팬들의 취미로 여겨지던 "오시카츠"는 이제 세대를 가로지르는 소비 문화가 됐습니다.

여러 조사를 종합하면 오시카츠에 참여하는 사람은 2025년 1월 기준 약 1,384만 명으로 한 해 전보다 250만 명 늘었고, 1인당 연평균 지출은 약 25만 엔, 시장 규모는 연 3조 5천억 엔으로 추산됩니다. 일본 전체 소매 판매의 약 2.1%에 해당한다는 분석도 있죠.

이제 매장이 파는 건 음반만이 아닙니다. 최애를 응원하는 그 행위 자체를 공간 안에서 팔기 시작한 겁니다. 온라인이 가장 흉내 내기 어려운 게 바로 이 함께 있는 시간입니다. 
팬심이 곧 소비가 되는 오시카츠 문화 /진: ⓒUnseen Japan


👉 ‘100년에 한 번’ - 대대적인 재개발까지 겹친 시부야의 상황도 겹치다

이러한 한편, 시부야는 지금 ‘100년에 한 번’이라 부르는 대규모 재개발의 한복판에 있는데요. 관광객으로 이미 붐비는 거리가, 앞으로 더 큰 목적지로 다시 지어지는 중인 것이죠.


도큐와 JR동일본, 도쿄메트로가 20년 넘게 이어온 재개발 사업은 역의 위치를 옮기고 하천의 물길까지 손대며 도시를 통째로 다시 짜는 규모입니다.


2019년에 47층으로 약 230m의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가 구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들어섰고, 2020년 '미야시타 파크가 옥상 공원으로 다시 열렸으며, 2024년엔 사쿠라가오카 일대에 대규모 복합시설 '사쿠라 스테이지'가 문을 열었죠. 2030년 무렵엔 역을 사방으로 잇는 입체 보행로와 20m가 넘는 동서 연결 통로가, 이후 스크램블 스퀘어의 나머지 동과 다섯 개 광장 (약 2만㎡)이 순차로 완성돼 2034년쯤 전체 그림이 맞춰질 예정입니다. 


타워레코드가 과감히 다섯 개 층에 걸친 리뉴얼에 투자한 것도 이렇게 더 커질 시부야라는 도시맥락적 무대 위에서 자기 자리를 넓힌 선택으로 읽어볼 수 있습니다. 시설투자비와 리뉴얼로 인한 영업 부담, 그리고 물리 매체를 파는 레코드샵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음에도 오히려 베팅을 하는 것이죠.

뒤로 "타워레코드 시부야"가 보여지는 미야시타 파크 / 사진: ⓒNIKKEN SEKKEI
2034년 완공 모델 - 새 하치코 광장과 역을 잇는 공중 스카이웨이 / 사진: ⓒ시부야역 공동개발단 Shibuya Culture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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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드샵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장 먼저 무너뜨려나간 리테일 카테고리였습니다. 그러나 오시카츠로 대변되는 "최애 경제"와 시부야의 도시적 맥락 위헤 "타워레코드 시부야"는 매장을 사람이 머무는 공간으로 다시 만들어지도록 했죠. 오프라인은 살아남기 어렵다는 통념 사이에서 어떤 공간은 조용히 머물 이유를 층층이 쌓아 올려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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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핵심 인사이트 정리!

  •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 가장 먼저 무너뜨린 물리 매체를 파는 "레코드샵" - 그러나 여전히 어떤 시장에서는 건재하게, 또 더 확장하며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서 여전히 물리 음반의 강세 시장으로 남아있는 흐름 위에서, "타워레코드 시부야"는 오시카츠 - 최애 경제의 성지이자, 오래 머물며 새로운 행동을 할 수 있는 무대로 공간을 리뉴얼 했습니다. 💬

  • 한편, 시부야라는 도시/입지환경 또한 큰 확장과 변화의 중심에 있습니다. 4,270만 명의 관광 특수를 유치하는 것이 가능한 도시, 그리고 2034년을 향한 ‘100년에 한 번’의 재개발. 지금 타워레코드 시부야가 돈을 들여 베팅하는 것은 앞으로 더 커질 시부야라는 도시맥락적 무대 위에서 자기 자리를 넓힌 선택으로 읽어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생각해볼 수 있는 점들.

  • 온라인이 대체하지 못하는 "오시카츠"와 같은 문화와 행동의 가치가 그만큼 크다는 신호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서울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이러한 흐름에서 어떤 전략으로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가치를 더 키울 수 있을까요? 한국에서도 독특한 문화/행동에서 기반해 확장가능성을 잘 포착해 오프라인의 성장으로 잘 접목시킬 수 있다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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