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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0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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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리테일/로컬]

빈대떡 먹고 올리브영에서
퍼스널컬러 진단받는 시대

올리브영 광장마켓점 전경 / 진: ⓒSOSIC
광장시장에서 빈대떡을 먹고, 육회비빔밥으로 식사를 합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시장 내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올리브영에서 마스크팩을 사고, 퍼스널컬러 진단까지 받아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동선이죠. 전통시장은 장을 보는 곳이었고, 올리브영은 주요 상권에 있었던 브랜드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광장시장에서는 전과 육회를 파는 식당 옆에 K-뷰티 매장이 들어서고, 포목점 사이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기 위해 줄을 섭니다. 전통시장이라는 공간이 '장을 보는 곳'에서 '한국을 경험하는 관광 콘텐츠'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진: ⓒSOSIC

👉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변화, 15개 브랜드가 들어왔다


광장시장의 변화는 지난해 여름부터 본격화됐습니다. 지난해 5월 화장품 할인 매장을 시작으로, 7월에는 의류 브랜드 코닥어패럴이 문을 열었는데요. 이후 마뗑킴, 세터, 마리떼프랑소와저버, 키르시 등 K-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줄줄이 광장시장 지점을 냈고, 스타벅스와 K-뷰티 플랫폼 와이레스가 들어섰습니다. 올해 4월에는 CJ올리브영이 244평 규모의 대형 특화 매장을 오픈했고, K-아이웨어 브랜드 더블러버스가 단독 매장을 냈습니다. 이렇게 1년여 사이 15개 안팎의 브랜드가 새로 들어선 셈이죠.


숫자 못지않게 눈에 띄는 건 어떤 브랜드들이 들어왔느냐입니다.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입점하는 게 훨씬 자연스러울 브랜드들이 굳이 전통시장을 택했거든요. 그 이유는 하나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여기 있으니까요.

15개 안팎의 브랜드가 몰려든 광장시장 / 사진: ⓒSOSIC

👉 시장 안에 만든 '올영양행'


광장시장 한가운데 들어선 올리브영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매장과는 조금 다릅니다. 매장의 이름부터 특별합니다. '올영양행'. 1960년대 한국의 상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셉트로, 광장시장이 오랜 시간 쌓아온 역사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오래된 시장 안에서 K-뷰티를 경험하는 하나의 무대가 된 셈입니다. 공간은 복고풍 인테리어를 중심으로 구성됐습니다. 매장 곳곳에는 한복과 두루마기를 착용하고 사진을 남길 수 있는 레트로 포토존을 마련했고, 오래된 간판과 전통적인 디테일을 현대적으로 풀어내 광장시장만의 분위기를 공간 안으로 그대로 끌어왔습니다. 


특히 매장이 자리한 곳이 광장시장의 상징인 주단부 2층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비단과 한복 원단을 판매해 온 장소에 K-뷰티 매장이 들어서면서, 과거와 현재가 하나의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풍경을 만들어냈습니다.

진: ⓒSOSIC

올리브영이 이번 매장을 기획한 방향을 'K-데일리케이션(K-Dailycation)'이라고 부릅니다. 한국인의 일상을 소비하는 여행, 즉 시장·음식·뷰티·문화 체험을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한다는 개념이죠. 광장시장이라는 공간이 이 전략에 딱 맞아떨어집니다. 이미 외국인들이 찾는 관광 동선 안에 있고, 역사와 맥락이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원물 큐레이션을 체험하는 외국인들 / 사진: ⓒSOSIC

상품 구성에서도 일반 매장과는 다른 접근이 눈에 띕니다. 광장시장은 이미 빈대떡, 육회, 김부각 등 다양한 먹거리로 유명한 곳입니다. 시장 상인들과의 상품 충돌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고, 광장시장에 이미 넘쳐나는 먹거리와 차별화하려는 의도이기도 하죠.

그래서 올리브영은 식품 판매를 늘리는 대신, 시장의 분위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원물 큐레이션'을 선택했어요. 매장에서는 청귤, 자작나무, 당근, 쑥 같은 실제 자연 원료와 함께 이를 활용한 K-뷰티 제품을 소개합니다.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원료가 어떤 효능을 가지고 있는지 직접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화장품을 파는 게 아니라 한국 원료를 이해하는 경험으로 확장한 셈인데요. K-뷰티를 제품이 아니라 문화로 설명하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도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한국에서는 이런 원료를 사용한다'는 문화를 함께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 뷰티 서비스도 '한국적'으로 재해석하다


올리브영 광장마켓점의 가장 큰 차별점은 역시 체험형 콘텐츠입니다. 피부 진단과 두피 진단, 퍼스널컬러 분석 등 기존 올리브영에서 제공하던 뷰티 서비스를 그대로 가져오되, 광장시장만의 방식으로 다시 풀어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퍼스널컬러 존입니다. 일반 컬러 드레이프 대신 광장시장의 상징인 전통 원단을 활용해 색을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진단을 마친 뒤에는 바로 옆 메이크업 바에서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테스트하고 구매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또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다국어 서비스를 지원해 외국인 관광객도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전통 원단을 활용한 기념 이벤트와 한국적인 소품도 함께 마련했어요. 결국 이 공간은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뷰티 서비스 → 한국 문화 체험 → 제품 구매 → 기념 촬영 이라는 하나의 경험을 설계한 공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퍼스널 컬러를 진단 받을 수 있는 체험 존 / 사진: ⓒSOSIC
진: ⓒSOSIC

👉 숫자가 증명하는 광장시장의 변화

광장시장이 달라졌다는 사실은 분위기보다 숫자가 먼저 보여줍니다. 마뗑킴 광장마켓점은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의 약 90%가 외국인 고객에게서 발생했다고 해요. 이 가운데 일본 고객 비중이 53%로 가장 높았고, 대만·태국·홍콩 관광객이 뒤를 이었습니다. 올리브영 광장마켓점 역시 지난달 매출의 약 80%를 외국인이 만들었으며, 코닥어패럴 광장마켓점은 평일 기준 방문객의 95%가 외국인일 정도라고 해요. 이제 광장시장은 한국 소비자를 위한 전통시장이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K-라이프스타일 쇼핑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입니다.

변화는 광장시장의 높아진 관광 경쟁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 조사에서 광장시장은 방문율 34.9%를 기록하며 인사동·삼청동(23.8%), 남대문시장(21.1%)보다 높은 방문율을 보였어요. 여기에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섰고, 외국인 관광 소비도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시장은 단순한 먹거리 명소를 넘어 쇼핑과 체험이 결합된 관광 코스로 진화했죠. 넷플릭스와 SNS를 통해 광장시장이 하나의 콘텐츠가 되면서, 이제 관광객들은 빈대떡과 육회만 먹고 돌아가지 않습니다. 마뗑킴을 둘러보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올리브영에서 K-뷰티를 쇼핑하는 것이 새로운 광장시장의 공식이 됐습니다.

진: ⓒSOSIC
과거 생필품을 구매하던 광장 시장이 이제는 패션과 뷰티, 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이 흐름 속에서 다이소 역시 광장시장 입점을 검토 중이며, 특히 시장 상인회가 먼저 입점을 제안했다는 점은 의미가 큽니다. 대기업 브랜드를 경쟁자가 아닌 시장으로 사람을 불러오는 집객 콘텐츠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전통시장과 브랜드의 관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진: ⓒSOSIC
👉 이 조합이 만들어지는 이유, '낯선 감각'이 콘텐츠가 된다

과거 대기업 브랜드의 전통시장 진출은 '상권 침해'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 경동시장 전체의 유동인구를 늘린 사례를 시작으로, 대형 브랜드는 시장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새로운 방문객을 끌어오는 집객 콘텐츠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브랜드들도 시장의 맥락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기획하고 있어요. 올리브영은 광장시장에서 이미 충분히 판매되는 김부각이나 건과일 같은 먹거리를 제외하고 K-뷰티에 집중했으며, 퍼스널컬러 진단에는 주단부의 전통 원단을 활용해 시장의 정체성을 공간 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마뗑킴은 오픈 당시 인근 상인들에게 브랜드 티셔츠를 나눠 함께 입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스타벅스는 판매되는 모든 품목당 300원을 상생기금으로 적립하며 지역과의 연결을 강화하기도 했어요.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조합 자체가 '새로운 콘텐츠'가 된다는 것입니다. 익숙한 브랜드가 예상 밖의 공간에 들어설 때 생기는 '낯선 감각'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이유가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1년 프라다는 중국 상하이의 재래시장 우중시장에서 채소를 프라다 포장지에 담아 판매하는 팝업을 열어 "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프라다"라는 화제를 만들었습니다. 광장시장도 비슷합니다. 빈대떡집 옆에서 받는 퍼스널컬러 진단, 전통시장 골목에서 만나는 K-패션 브랜드까지. 이질적인 조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경험이 관광객과 MZ세대에게는 하나의 목적지가 되고 있습니다. 결국 오늘날 브랜드가 판매하는 것은 제품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만 가능한 경험'이며, 광장시장은 그 경험이 가장 선명하게 구현되는 무대로 진화했죠.

진: ⓒSO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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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이 필요해서 가는 공간에서 발견하러 가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들도 좋은 입지를 찾는 것에서 관광 동선 안으로 들어가는 전략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고요. 빈대떡과 퍼스널컬러 진단이 같은 동선에 놓이는 풍경이 아직 낯선 지금이, 어쩌면 이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시점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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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핵심 인사이트 정리!

  • 외국인 관광객이 전통시장의 상권 논리를 바꾸고 있습니다. 마뗑킴 광장마켓점 매출의 90%, 올리브영 광장마켓점 매출의 80%가 외국인에게서 나오는 구조는, 전통시장이 내국인 중심 상권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 소비가 주도하는 관광형 상권으로 전환됐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

  • 브랜드의 출점 전략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좋은 입지를 찾는 것에서 관광 동선 안으로 들어가는 전략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는데요. 올리브영이 퍼스널컬러 진단에 전통 원단을 활용하고, 코닥어패럴이 매장을 포토존으로 꾸민 것처럼 공간 경험 자체를 관광 콘텐츠로 만드는 방식이 오프라인 리테일의 새 문법이 되고 있습니다! 💬

💡더 나아가 생각해볼 수 있는 점들.

  • 브랜드와 시장의 협력이 진짜 상생으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지금은 각 브랜드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장과 공존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방문객이 늘어난 뒤에는 임대료 상승과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과제가 뒤따르기 마련이기 때문잊. 결국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입점 자체가 아니라, 시장의 고유한 상권과 상인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입니다. 💬


  • 사실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만으로 시장이 살아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방문객이 브랜드 매장만 둘러보고 떠난다면, 전통시장은 결국 브랜딩 측면의 배경에 머무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브랜드를 찾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시장 골목을 걷고, 식당과 기존 점포까지 함께 이용하는 동선이 만들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브랜드가 들어오느냐가 아니라, 브랜드가 시장 전체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를 확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느냐입니다. 그 지점이 앞으로 리테일과 전통시장의 협력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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