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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6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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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01월 4주차_이번 주 소식]

[리테일/트렌드]
식품관을 패션 매거진처럼,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꼭 알아야 할 [리테일/트렌드]
‘아고라(Agora)’라 불리는 휴식 공간 / 사진: ⓒSOSIC
구독자님이 알아야 할, SOSIC이 선정한 이번주 트렌드
💡식품관을 패션 매거진처럼,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복판, 익숙했던 붉은색 콜라 캔과 불닭볶음면, 신라면과 같은 자극적인 라면 봉지가 자취를 감췄습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건 낯선 이름의 유기농 스낵과 초록빛 케일 주스, 그리고 정돈된 컬러풀한 식품의 진열이죠.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마트를 넘어, 도시인이 어떤 기준으로 자신을 돌볼지까지 공간으로 번역해 보여주는데요. 총 1,500평(4,959㎡) 규모로, 기존 SSG푸드마켓 청담점을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걸쳐 재구성한 공간은 마켓이라는 공간이 이제 장보기가 아닌 나를 돌보는 사유의 시간임을 제안합니다.


다른 마켓과 달리 이 공간이 흥미로운 이유는 “무엇이 많냐”보다 “무엇을 빼고 무엇을 남겼냐”로 정체성을 증명한다는 점인데요. 장보기에 초점을 둔 기존 식품관을 넘어 도심 속에서 머무르며 취향을 발견하는 체류형 리테일 공간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죠.

진: ⓒSOSIC

👉 패션 매거진 혹은 편집숍 같은 식품관



지하 1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각적인 결이 다르다는 것을 체감하게 됩니다. 익숙한 식품관의 풍경과는 분명히 다른 분위기의 공간이 펼쳐지는데요. 기존 식품관이 상품을 최대한 많이, 빠르게 보여주기 위해 켜켜이 쌓아 올린 '적재의 공간'이었다면, 이곳 트웰브(TWELVE)는 속도를 늦추고 시선을 멈추게 만드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살지 고민하기 전에, 무엇을 보고 있는지 인식하게 만드는 공간에 가깝습니다.


상품을 진열하기보다 '세운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이 공간은 레몬이나 당근처럼 일상적으로 접해온 채소조차 전용 쇼케이스 안에 단독으로 배치되어, 하나의 오브제처럼 다뤄집니다. 색감, 표면의 질감, 형태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면서, 이 식재료가 어떤 상태로, 어떤 기준으로 이 자리에 놓였는지를 직관적으로 읽게 하죠. 마트에서 흔히 보던 ‘묶음’이나 ‘대량’의 논리가 아니라, 대표성을 강조하는 방식입니다.

평범한 채소마저 하나의 오브제가 되는 디스플레이 / 사진: ⓒSOSIC
진: ⓒSOSIC

기존 푸드 마켓과는 확연하게 다른 구성으로 마치 패션의류 매장의 진열 문법을 식품으로 옮겨온 듯합니다. 패션 매장에서 한 시즌을 대표하는 아이템을 전면에 세우듯, 트웰브는 각 품목의 '주인공'을 먼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실제 구매를 위한 상품과 상세 설명을 나란히 배치하여 전시처럼 보이지만, 머무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요. 제품의 감상과 소비가 단절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진: ⓒSOSIC

집기와 마감 역시 이 흐름을 강화합니다. 특유의 목재 결이 살아 있는 마감과 메탈 소재의 조합은 식품관보다는 패션 편집숍이나 갤러리의 인상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데요. 과도한 장식 없이 소재 자체의 질감을 드러내는 방식은, 화려함보다는 정제된 분위기, 풍성함보다는 밀도를 보여주기 위한 방법이라고 보여져요.

진: ⓒSOSIC
👉 에레혼을 벤치마킹한 이유, '힙한 슈퍼' 의 맥락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이야기가 나오는 대상이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만 운영되는 프리미엄 유기농 마켓, 에레혼(Erewhon)입니다. 에레혼은 단순히 유기농 식료품을 파는 마켓을 넘어,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매장의 분위기, 엄격하게 선별된 제품 라인업, 그리고 이곳을 중심으로 형성된 커뮤니티까지, 쇼핑 그 자체보다 ‘건강한 삶을 경험하는 방식’을 제안해왔기 때문이죠. 에레혼의 핵심은 유기농을 ‘식재료의 속성’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최상급 제품만을 선별하고, 이를 카페와 토닉바 같은 체험형 공간과 결합해 일상의 루틴으로 확장해요. 이 과정에서 에레혼이라는 공간은 하나의 목적지가 됩니다. 장을 보러 들르는 곳이 아니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체감하고 확인하러 가는 장소와 공간으로 기능하는 셈이죠.

프리미엄 스무디를 마실 수 있는 ‘트웰브 원더바(TWELVE WONDER BAR)’ / 사진: ⓒSOSIC
진: ⓒSOSIC

높은 소비자가에도 불구하고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을 만날 수 있다는 신뢰, 그리고 그 선택 자체가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신호가 되면서 소비자들은 가격 이상의 가치를 받아들입니다.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이 웰니스에 부합하지 않는 대중적인 상품을 과감히 제외하고, 대신 명확한 기준을 가진 대체 상품을 제안하는 이유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어요.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도 같은 결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청담점은 에레혼, 홀푸드 등 글로벌 포맷을 스터디했다고 밝혔고, 동시에 "고객들이 이곳을 ‘힙한 슈퍼’로 인식하길 바란다"고 언급했죠. 여기서 중요한 건 '힙함'이 단순히 트렌디한 제품을 파는 공간, 인테리어, 분위기가 아니라, 건강을 선택하는 기준이 곧 취향이 되는 상태를 뜻한다는 점이죠. 


또 에레혼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는 '컬러풀한 고가 스무디'였습니다. 한 잔에 20달러가 넘는 스무디는 처음엔 가격 자체로 화제가 됐지만, 곧 에레혼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죠. 패션·뷰티 미디어에서는 이 스무디를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웰니스를 드러내는 하나의 소비 방식이자 비즈니스 모델로 분석합니다. 무엇을 먹는지가 곧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된 셈이죠. 이러한 트렌드를 알아보면,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이 왜 ‘스무디’를 공간의 전면에 배치했는지도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 신라면·불닭볶음면·콜라 없는 식품관, 웰니스라는 기준의 일관성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의 웰니스 콘셉트는 선언에 그치지 않습니다. 실제 상품 구성과 공간 운영 전반에서 일관되게 드러나죠. 트웰브 내 팬트리에는 약 6,000여 종의 웰니스 그로서리가 12가지 기준에 따라 큐레이션되어 있습니다. ‘뿌리와의 여정’, ‘지구의 가벼운 발걸음’, ‘균형과 순환’처럼 건강한 삶의 방향성을 키워드로 삼아, 각 기준에 부합하는 상품을 묶어 제안하는 방식입니다.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아무리 대중적인 상품이라도 과감히 제외됩니다. 신라면, 하리보, 코카콜라가 빠진 이유이기도 하죠. 대신 유기농 젤리, 저혈당 스낵, 고단백 시리얼 등 대체 상품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어요. 소비자에게 ‘이것을 사라’고 지시하기보다는, ‘이런 기준으로 고를 수 있다’는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유기농 식품과 웰니스 브랜드들이 모인 상품 구성 / 진: ⓒSOSIC
웰니스 기준은 식품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반려동물 용품, 스테이셔너리, 퍼스널 케어 등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전반에서도 같은 결이 유지됩니다. 전반적인 제품 선정을 보면,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이 말하는 웰니스는 특정 카테고리에 국한된 기능적 개념이라기보다 생활 전반을 관통하는 기준에 가깝습니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쓰고, 누구와 함께 살아가는지까지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의 못브을 보여주고 있어요. 
진: ⓒSOSIC
👉 아고라와 중정, 장보기 동선 대신 머무는 시간을.



트웰브의 앞단에는 약 100여 석 규모의 '아고라'가 자리합니다. 단순한 대기 공간이라기보다는, 혼자 잠시 머물며 생각을 정리하거나 누군가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스며들도록 설계된 구간에 가까운데요. 여기에 자연광이 내부까지 깊숙이 들어오도록 계획된 중정(선큰 가든)이 더해지며, 식품관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머무를 이유를 만들어냅니다. 동선 또한 기존 식품관에서 흔히 보던 일방향 구조에서 벗어나, 양방향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빠르게 훑고 결제한 뒤 나가도록 유도하던 흐름을 의도적으로 느슨하게 풀어낸 것이죠. 

진: ⓒSOSIC

에레혼이 로스앤젤레스에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아이콘’으로 작동해 왔다면,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은 서울에서 웰니스 리테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합니다.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을 방문하는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마트를 보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지금의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라이프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점검하게 만드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이 던지는 질문은 명확합니다. ‘건강을 챙긴다’는 말을, 과연 어떤 공간 경험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

에레혼이 LA에서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으로 기능해 왔다면, 청담점은 서울에서 ‘웰니스 체류형 리테일’이라는 하나의 구체적인 답안을 제시합니다.

웰니스가 더 이상 정보나 유행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의 태도와 기준으로 전환되는 순간. 그 변화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이 바로 이곳,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입니다.

진: ⓒSOSIC
구독자님을 위한,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SOSIC
📌이번 주 핵심 인사이트 정리!

  • 철저하게 계산 된 시각적 질서는 단순히 보기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한 장치의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트웰브는 소비자에게 “무엇을 얼마나 많이 살 것인가”보다 “어떤 기준으로 고를 것인가”를 먼저 묻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장바구니를 채우기보다, 한 번 더 멈춰 서서 상품을 바라보게 됩니다. 식품관이지만 쇼룸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트웰브는 식재료를 통해, 지금의 라이프스타일이 어떤 선택 위에 놓여 있는지를 조용히 보여주고 있어요! 💬

  • 에레혼을 참고한 이 전략은 해외 성공 사례의 단순한 차용이 아닙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작동하던 웰니스 리테일의 구조를, 서울 청담 상권의 소비 감각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재해석한 결과에 가깝습니다. 제품의 출처와 스토리, 진열 방식, 체류를 전제로 한 공간 구성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며, 웰니스 소비가 이미 일상의 기준이 되었음을 조용히 보여줍니다. 💬

💡더 나아가 생각해볼 수 있는 점들.

  • 마트는 오랫동안 ‘얼마나 많은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가’를 경쟁해온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마트는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떤 기준으로 고를 수 있는가’를 먼저 제안하는 장소로 이동하고 있죠. 무엇을 추가했는지보다 무엇을 제외했는지가 곧 마트의 정체성이 되는 셈입니다. 이후의 마트는 식재료가 아닌, 삶을 판단하는 기준을 진열하는 공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 '에레혼 같은 공간'은 서울에서 어떻게 다르게 작동해야 할까요? 에레혼이 LA의 문화와 소비 구조 속에서 상징이 되었듯, 청담의 웰니스 리테일 역시 지역성과 계층성을 함께 품고 있습니다. 같은 모델이라도 도시가 바뀌면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죠. 서울형 웰니스 리테일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야 지속 가능할지 고민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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