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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2월 2주차_이번 주 소식]
[리테일/O4O]
블루엘리펀트가 '체류'라는 진부한 클리셰를 극복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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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이 알아야 할, SOSIC이 선정한 이번주 트렌드
💡블루엘리펀트가 '체류'라는 진부한 클리셰를 극복하는 법
성수동 연무장길, 붉은 벽돌과 콘크리트가 어우러지는 익숙한 하이 스트리트의 풍경 사이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적인 균열이 목격됐습니다. 길 한복판 ㄱ 자로 꺾인 형태의 건물이 앞의 작은 광장을 만들어내고, 한편 건물 내부에는 층들의 경계가 사라진 듯 지름 12m의 거대한 금속 구(sphere)가 색을 바꾸며 회전하고 있는 풍경.
이 곳은 바로 '블루엘리펀트 스페이스 성수' - 지난 11/29일에 문을 연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의 첫인상입니다. 1000평이라는 압도적인 규모를 가져 상업 시설보다는 현대 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파격적인 하드웨어. 온라인 기반의 효율 지상주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가장 거대하고 매출발생 관점에서 비효율적이라 누군가는 말할 수도 있는 이 공간을 통해 새롭게 브랜드의 가치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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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웨어의 미학 : '광장'을 들이고 '층'을 허물다.
공간의 하드웨어를 뜯어보면 블루엘리펀트의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통상적인 리테일 매장은 '문'이라는 경계를 통해 외부와 내부를 정의하고 분리합니다. 그렇기에 매장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고객은 손님이라는 역할을 부여받고, 무언가 사야 한다는 심리적 부채감을 느끼게 되죠. 하지만 '스페이스 성수'는 이 경계를 의도적으로 지워버렸습니다. 건물 앞의 작은 광장으로 들어서 안이 들여다보이는 건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사람들은 이미 블루엘리펀트의 영역에 사실상 들어온 셈입니다. 1층부터 최상층과 루프탑까지 이어지는 개방형 구조와 통유리 파사드는 거리의 흐름을 매장 안으로 그대로 끌어들이죠.
특히 매장의 심장부인 12m 크기의 '스피어(Sphere)'는 단순한 장식품이 아닙니다. 표면에서 끊임없이 재생되는 미디어 아트는 정적인 건축물을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처럼 느껴지게 하죠. 고객은 안경을 고르기 위해 고개를 숙이는 대신, 압도적인 조형물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듭니다. 쇼핑이라는 행위를 관람이라는 예술적 체험으로 어느새 바뀌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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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엘리펀트 스페이스 성수는 총 4개 층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1층과 2층에는 약 700종의 아이웨어 제품이 전시되며, 고객이 다양한 제품을 직접 비교하고 착용해볼 수 있도록 넓은 진열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3층은 카페, 4층은 루프탑 휴식 공간으로 마련돼 있어 본격적인 구매 단계에 진입하지 않은 고객도 자연스럽게 머무를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합니다. 이는 아이웨어처럼 '직접 착용 경험'이 구매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카테고리에서 체류 기반의 매장을 설계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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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류'라는 진부한 클리셰, 그리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
여기서 우리는 냉정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물건 대신 시간을 판다"는 체류형 리테일 전략 - 이제 너무 뻔한 클리셰라고 생각될 정도로 익숙한 개념이죠.
많은 체류형 리테일 공간들이 매장에 카페를 결합시켜 넣고, 포토존을 만들어서 사람을 모읍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임대료와 유지비를 감당해야 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체류'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하죠. 수많은 브랜드들과 기업들이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며 성수에 입성했다가, 높은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1년 만에 간판을 내리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그 이유는 "와, 멋지다!"라는 감탄사를 나오게 하는 것만으로는 월세를 낼 수 없기 때문이죠. 블루엘리펀트의 이번 1000평 규모의 플래그십 매장 역시 소위 '오픈빨'이 사라진 뒤에는 텅 빈,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위험이 있지는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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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설의 해답 : '구매 장벽'을 낮춰 '티켓'을 팔다
하지만 블루엘리펀트는 이 딜레마를 돌파할 계산을 하진 않았을까요? SOSIC이 바라본 블루엘리펀트가 '체류'라는 클리셰를 극복하는 법 - 바로 "제품의 가격 포지셔닝"과 "트래픽의 미디어 가치로의 환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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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공간은 웅장하지만(High-End), 구매의 문턱은 낮습니다(Accessible).
젠틀몬스터나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구매하기엔 너무 비싼' 갤러리라면, 블루엘리펀트는 '상대적으로 쉽게 구매가 가능한' 4~7만원대 전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1000평 공간에 압도되어 구매에 대한 확고한 생각 없이 이 곳에 들어온 이들도 큰 부담 없이 세련된 선글라스를 손에 쥘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측면이 '구경꾼'을 '구매자'로 전환시키는 결정적인 열쇠라고 생각이 듭니다. 체류형 공간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머무는 즐거움'과 '구매의 부담' 사이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인데, 블루엘리펀트는 그 균형점을 '가심비'로 맞췄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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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이 곳의 매출은 POS기(계산대)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12m 스피어 앞에서 찍힌 수만 장의 인증샷이 SNS로 퍼져나가는 순간, 이 공간은 수십억 원의 가치를 지닌 광고 매체로 변신할 수도 있습니다. 1000평의 임대료는 단순한 ‘공간 사용료’가 아니라, 실은 전 세계 잠재 고객에게 도달하는 '마케팅 집행비'로 회계처리되어야 마땅하다고도 볼 수 있죠. 즉, 현장에서 안경이 덜 팔리더라도, 이 공간이 만들어낸 브랜드 팬덤이 온라인 자사몰의 매출을 견인하는 구조(O4O, Online for Offline)가 확립되어 있다면, 이 거대한 공간은 충분히 지속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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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는 최근 2~3년간 로컬 브랜드의 플래그십이 집중적으로 들어서며 새로운 소비 목적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외국인 방문객 증가가 두드러지는데요.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 통계에 따르면 2024~2025년 사이 성수와 강남 일부 지역은 일본·대만·동남아 관광객의 방문 비중이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성수 일대 유동 인구는 2000만명 증가했는데요. 카드 결제액은 전년 대비 4900억원 늘었습니다. 특히 외국인 카드 결제 건수는 79% 증가하면서 내국인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성수는 단순한 로컬 상권을 넘어, 해외 고객이 한국 로컬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방문하는 목적지형 상권으로 변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블루엘리펀트는 이러한 성수 상권의 소비 구조와 방문 패턴을 기반으로, 향후 이 공간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상승, SNS 기반 확산, 오프라인 피팅 경험을 제공하는 매장 운영이라는 효과를 모두 누릴 수도 있는 것 입니다.
[참고] 관련해 지난해 11월 서울 성수에 문을 연 올리브영N 성수가 개점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250만명을 기록. 해당 기간 성수 연무장길 일대를 방문한 외국인 4명 중 3명이 '올리브영N 성수'를 찾으면서 성수 지역 외국인 카드 매출 1위 매장으로 떠오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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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은 소비되지 않는다, 다만 축적될 뿐
명동 상권의 전통적인 로드샵 모델이 판매 기능에 충실한 ‘자판기’라면, 성수 상권의 매장들은 브랜드의 판타지를 상영하는 '극장'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결국 '블루엘리펀트 스페이스 성수'는 안경을 파는 곳이 아닙니다. <블루엘리펀트라는 브랜드를 소비하는 방식>을 파는 곳이죠.
2019년 국내에서 출범한 블루엘리펀트는 2023년 약 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세에 올라탔다. 이어 2024년 500억 원, 올해는 1000억 원 달성을 유력하게 바라보는 이들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대중이 이제 상품을 둘러싼 '맥락'과 '경험'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사실을 증명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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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 모든 것을 흡수하는 시대, 역설적으로 가장 아날로그적인 '물리적 실체'에 투자하는 블루엘리펀트의 방식. 이것은 성수동이라는 핫플레이스의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니라, 리테일 비즈니스의 본질이 '판매'에서 '팬덤의 축적'으로 이동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해석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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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을 위한,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SOSIC
📌이번 주 핵심 인사이트 정리!
- '진입장벽 낮은 럭셔리 경험'이 만드는 전환율의 마법 - 많은 체류형 공간이 실패하는 이유는 '멋진 공간'과 '비싼 제품'의 부조화 때문입니다. 하지만 블루엘리펀트는 1000평의 하이엔드 공간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제품 가격은 4~7만원대 전후라는 ‘접근 가능한 구간’에 묶어두었습니다. "이 정도 공간 경험을 공짜로 했는데, 멋진 안경의 가격 또한 살 만하다"는 생각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구경꾼'을 '구매자'로 바꾸는 지속가능성의 핵심이라고 SOSIC은 생각합니다. 💬
- 이 곳의 지속가능성을 '평당 매출'로만 따진다면 실패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 이 공간을 '거대한 3D 옥외광고판'으로 본다면 셈법은 달라집니다. 방문객들이 자발적으로 생성하는 수천 건의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와 글로벌 바이럴 효과는 수십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절감해줄 수도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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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성수와 같은 공간의 지속가능성은 결국 콘텐츠의 갱신 주기(Refresh Rate)에 달려 있습니다. 12m 스피어를 비롯한 공간적 요소들은 분명 강력한 '후킹(Hooking)' 요소지만, 한 번 본 사람을 두 번 오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하드웨어의 압도감에 익숙해진 대중은 금세 다른 경험을 원하게 되죠. 가령 오픈 6개월 뒤, 신선함이 조금씩 익숙함으로 바뀌어갈 때 이 1000평을 채울 '소프트웨어(이벤트, 팝업, 콜라보레이션)'는 무엇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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